METRO9 Lounge

[추천여행]
잠시 멈춘 하루, 춘천을 걷다.

글ㅣ 토목궤도팀 하유빈 사원님

안녕하세요. 토목궤도팀 하유빈 사원입니다.
업무와 일상에 바쁘게 달려오다 보면, 문득 마음의 여유가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맞춰 소중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가까우면서도 자연과 감성이 살아 있는 도시, 춘천에서의 1박 2일은 짧지만 정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날의 소소한 순간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여행의 시작 – 설렘을 안고 춘천으로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시간을 맞춰 데이트를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서로 바빴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죠.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거리지만 자연과 여유,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두 갖춘 도시, 춘천이 떠올랐습니다.

봄바람이 가볍게 불던 날, 차를 타고 이동하며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들판엔 연둣빛이 번지고, 산에는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더군요. 차 안에는 좋아하는 노래가 흐르고, 일상 속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어느새 춘천이라는 글자가 내비게이션에 나타났습니다.

춘천의 첫인상 – 막국수와 메밀전병

춘천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김유정역 근처의 '춘천1번지닭갈비'였습니다.
닭갈비가 유명한 집이지만, 저녁 메뉴로 계획해뒀기에 우리는 점심으로 막국수와 메밀전병을 주문했습니다.

막국수는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육수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봄을 담은 듯했고, 메밀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고소한 풍미가 터졌습니다.

식사 도중 여자친구가 “여기 음식 너무 정갈하고 맛있다”며 미소 지었을 때, 춘천으로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막국수와 메밀전병 일러스트, 레일바이크-철길 위를 달리는 낭만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우리는 김유정 레일바이크를 탔습니다.
기차가 아닌,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철도라니...그 자체로도 신기하고 낭만적이었죠.

출발과 동시에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눈앞에는 푸른 숲길이 펼쳐졌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터널마다 조명이 다채롭게 꾸며져 있어 마치 작은 테마파크를 지나가는 기분도 들었고요.
중간 정차 구간에서는 사진도 찍고 숨도 돌릴 수 있어, 전체 여정이 무척 여유로웠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눈앞에는 푸른 숲길이 펼쳐졌습니다.
철도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여자친구에게 궤도 구조나 자갈의 기능 등을 설명해 주었는데요.
그 말을 듣던 여자친구가 “이럴 땐 진짜 전문가 같아 보여!”라고 웃으며 말했을 때,작은 자부심과 함께 하루의 피곤함이 싹 잊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레일바이크 사진, 숯불 닭갈비-불향 가득한 저녁 식사

레일바이크로 몸을 움직인 덕분에 허기가 찾아왔고, 저녁을 먹기 위해 향한 곳은 ‘형제숯불닭갈비’였습니다.
이곳은 일반 철판 닭갈비와 달리 숯불로 구운 소금맛과 간장맛 닭갈비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를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고, 한 입 베어 물었을 땐 불향과 육즙이 동시에 퍼지며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쌈채소에 싸서 먹는 닭갈비, 따끈한 된장찌개 한 숟가락, 그리고 눈을 마주치며 웃는 순간까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저녁 식사였습니다.

숯불닭갈비 사진, 야식 타임-여행의 밤은 길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야식이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미리 준비해둔 문어회와 도다리 세꼬시를 꺼냈습니다.

보기만 해도 신선한 해산물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창밖에선 풀벌레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고, 우리는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득 “이런 하루, 자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한 잔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여행의 밤은 깊어졌습니다.

야식 사진, 감자빵과 박물관-여유로운 아침의 마무리

다음 날 아침, 찾은 곳은 감성적인 분위기의 카페 ‘감자밭’.
이곳의 대표 메뉴인 감자빵과 군고구마빵은 강원도 감자의 고소함이 가득 담겨 있었고, 야외 테라스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햇살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간단한 브런치를 즐긴 후에는 국립춘천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건물의 세련된 외관도 인상 깊었지만, 그 안에 담긴 춘천과 강원도의 역사적 유물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다시 되짚게 해주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던 중, 여자친구가 “이런 거 보니까 옛날 여행도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고,
그 순간, 이 여행이 단지 ‘끝’이 아니라 다음 여행을 여는 시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감자빵, 군고구마빵 사진, 춘천박물관 사진, 마무리 하며

춘천에서의 1박 2일은 짧았지만, 마음 깊이 남는 하루였습니다.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며 웃었던 모든 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죠.
가끔은 이렇게 바쁜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좋아하는 사람과 천천히 걷고, 느리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이 훨씬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음엔 또 어디로 떠날까요?
그곳에서도 오늘처럼 따뜻하고 평화로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