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RO9 Lounge
일본 나카센도
역참마을 여행
글ㅣ 역운영1팀 김시원 사원님
안녕하세요! 역운영 1팀 김시원 사원입니다.
최근 혼자 6박 7일 동안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나카센도의 역참마을 방문이었는데요. 나카센도는 일본 에도시대(1603~1868년)에 에도(현재의 도쿄)와 교토를 연결하던 약 530km 길이의 주요 도로로, 도로를 따라 69개의 역참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당시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며 먼 길을 이어 갔는데요, 오늘날에도 그 중 몇몇 마을은 에도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세 마을의 이름에는 모두 ‘주쿠(宿)’라는 글자가 들어가는데, 이는 숙박이 가능한 마을을 뜻합니다. 재미있는 사실로, 도쿄의 신주쿠와 하라주쿠도 과거에는 역참마을이었다고 합니다.
나카센도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마고메주쿠입니다!
마고메주쿠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고야역에서 나카츠가와역까지 열차를 이용한 후, 나카츠가와역 3번 버스 정류장에서 마고메주쿠행 버스를 타는 것입니다. 버스를 타고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마고메주쿠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나카츠가와에는 또 다른 역참마을인 나카츠가와주쿠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나카츠가와주쿠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두 마을 모두 에도시대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어 나카센도의 매력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드디어 마고메주쿠에 도착했습니다.
나카센도 69개의 역참 중 43번째에 해당하는 이 마을은 에도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오늘 하루를 숙박하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마을 곳곳을 걸으며 그 옛날 여행자들이 지나갔을 길을 상상해보았습니다.
‘마고메’라는 이름은 다소 특이한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길이 험해 말들이 자주 넘어지고 버려졌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마고메주쿠는 현대화된 지금도 길의 경사가 상당히 높아 이 이야기가 쉽게 납득되었습니다.
산속에 자리 잡은 이 작은 마을은 조용하면서도 에도시대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습니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전통 목조 가옥과 상점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보이는 작은 정원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감성을 선사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마고메주쿠에 노을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에도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 위로 붉게 물든 하늘이 드리워지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에도시대로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용히 거리를 걸으며 노을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색감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했습니다. 건물의 목재 틈새로 스며드는 빛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하는 순간이었죠.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그 아름다운 광경을 놓치지 않으려 눈에 담았습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고, 숙소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할 준비를 했습니다. 마고메주쿠의 밤은 또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숙소에서는 사전에 예약해 둔 석식과 익일 조식이 제공되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정갈하게 준비된 식사를 보니 료칸 특유의 세심함이 느껴졌습니다. 석식은 전통 가이세키 요리 스타일로, 계절감을 살린 다채로운 요리가 차례로 제공되었는데요, 눈으로 먼저 즐기고 입으로 맛보며 그 정성과 맛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각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들은 하나하나 섬세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그 조화로움 덕분에 여행 중 최고의 식사로 기억될 만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조식도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본 료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식사 경험은 마고메주쿠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소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통적인 나무로 지어진 집이라 추울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냉난방기가 잘 작동해 아늑하고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특별한 공간에서 여행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셀카도 찍어보며 조용히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익숙한 현대적인 시설과 에도시대의 전통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다음 날의 여정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숙소에서 제공된 따뜻한 조식을 즐기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정갈하게 준비된 일본식 아침 식사는 에도시대의 여정을 재현하듯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었습니다.
조식을 마친 후, 짐을 챙겨 10시 5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츠마고주쿠로 이동했습니다. 새로운 역참마을에서 또 어떤 매력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면서 다음 여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츠마고주쿠에 도착했습니다.
나카센도의 69개 역참 중 42번째에 해당하는 이 마을은 마고메주쿠와 달리 평지에 위치해 있어 훨씬 걷기 편했습니다.
에도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 풍경은 여전히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전통 목조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 과거 여행자들의 발자취가 느껴지는 골목길, 그리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며 나를 시간 여행자로 만들어 주는 듯했습니다.
츠마고주쿠를 충분히 둘러본 후, 다음 목적지인 나라이주쿠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버스를 타고 나기소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나기소역에 도착한 뒤, 열차를 이용해 나라이역에서 하차하면 나라이주쿠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동 경로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 수 있으니 미리 시간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라이주쿠로 향하며 새로운 역참마을에서의 경험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나라이역에 도착하자마자 역 밖으로 나가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나라이주쿠의 거리가 펼쳐집니다.
나카센도 69개의 역참 중 11번째에 해당하는 나라이주쿠는, 특히 가장 긴 길이를 가진 역참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 30분쯤이었는데요,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며 나라이주쿠의 목조건물들 사이로 하나둘 켜지는 등불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들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을 전체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나카센도의 다른 역참마을들을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여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일본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카센도 역참마을 여행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일본 5대 국보 성 중 하나인 마츠모토 성이었습니다.
낮에 보아도 웅장한 이 성은 밤이 되자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냈습니다.
조명이 밝혀진 마츠모토 성은 물 위에 비친 그림자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가까이서 올려다본 성의 모습은 몽환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성 앞에서 10분 가까이 넋을 잃고 바라보며, 이 순간이 일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조명이 조화된 이런 풍경은 매번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제 일본 여행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마츠모토 성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