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여행 - 아이들과 함께한 경복궁 역사여행

덥고 습했던 한여름의 무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 하늘은 높고 푸르고 쾌적한 날씨의 9월입니다. 일 년 중 이맘때가 가장 걷기 좋은 계절이라 느껴지는 지금 서울 시내에 있는 왕궁 방문은 어떠신가요?

아이들과 함께 경복궁을 방문하고 온 안전계획처 김선희 차장님의 경복궁 방문 관련 꿀팁을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안전계획처 김선희 차장입니다. 조금은 흐렸던 지난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조선왕조 500년의 시작과 끝인 경복궁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과 경복궁을 방문한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 작년 어느 날 경복궁 야간 개장에 광클릭 당첨되어 방문했을 당시 한복을 입고 싶다는 딸아이의 소원을 못 들어준 것이 너무나 미안해서 딸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사실 당시 삼청동 쪽 한복 빌려주는 곳 몇 군데를 기웃거렸지만 (굉장히 비싼 가격에) 딸아이를 겨우 설득하여 한복을 안 빌리고 그냥 들어갔었습니다.
			두번째 작년까지는 아이들과 이런저런 박물관들을 그냥 구경하듯이 다녔는데, 5학년이 된 큰 아이가 2학기부터는 학교에서 역사를 처음으로 배우기 때문에.
			그래서 올해부터는 중앙박물관에서 선사시대 부터 시작해서 삼국시대,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의 역사 해설을 순차적으로 사설 역사 선생님을 통해 들어왔었습니다. 이제 (부모님 보다) 전문적인 역사 선생님의 해설을 통해 보다 정확한 역사이야기를 아이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은 경복궁의 고풍스러운 기왓장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이 시원할 정도로 많이 덥지 않은 날씨였습니다. 7, 8월의 햇볕 쨍쨍한 날씨는 너무 더워서 야외를 걷기가 힘드니까 꼭 봄·가을에 방문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01. 주차 : 세종로주차장에 4시간 넘게 주차하고 21,000원, 경복궁 주차장의 4시간+ 약 15,000원

항상 주차는 경복궁 내의 지하 주차장을 이용했는데 들어갈 때 나올 때 30분씩 막혔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근처에 있는 세종로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예상대로 들어갈 때 나올 때 막히는 거 하나 없이 수월하게 진출입했습니다.

- 세종로주차장에 4시간 넘게 주차하고 21,000원 나왔습니다. 조금 비싼 듯 합니다.
- 원래 주차하려던 경복궁 주차장의 4시간+ 요금은 검색해보니 약 15,000원 정도

02. 한복렌트

딸아이가 노래를 불렀던 한복. 이번에는 꼭 한복을 입고 싶다고 해서 한복대여소에서 빌려 입었습니다. 한복을 대여하는 게 저도 처음인지라, 방문전에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한 결과 한복 대여비가 보통 2시간당 만원 정도 하는 것을 알고 갔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가게는 그날 오픈 기념 이벤트로 오후 6시까지 무조건 6천원~~ 오예!

- 경복궁역 4번 출구 쪽이 삼청동 쪽 대비 좀 더 저렴한 한복 대여점들이 있습니다.
- 딸아이를 공주마마로 변신시켜 준 한복 6천원, 한복에 어울리게 머리도 예쁘게 땋은 후 머리핀과 댕기장식 대여비 5천원. 총 1만1천원에 빌렸습니다. 카드결제 됩니다.

03. 입장, 한복착용자 무료, 초등학생 무료, 대인(만25~64세) 3000원

- 한복 착용자만 무료입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초등학생도 무료입장!
- 입장료는 저만 3,000원 냈습니다.

04. 도슨트 서비스 : 사전 예약한 전문 역사 해설 선생님을 만나서 관람 시작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도슨트(Docent) 같은 역사 해설 선생님을 통해 전문해설을 들으며 2시간 동안 경복궁을 둘러 보았습니다. 역사 전문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니 5학년, 2학년 아이들이 끝까지 집중해서 재미있게 잘 듣더라구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경복궁에 얽힌 역사를 설명하셔서 좋았습니다.

- 도슨트 서비스는 아이 1명당 18,000원

05. 경복궁 역사탐방

1392년 태조가 조선을 건국하고 수도를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에서 현재의 위치인 한양으로 옮기면서 창건한 경복궁. 하지만 태조 아들들의 '왕자의 난'이 계속 이어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제2대 왕인 정종은 다시 개경으로 수도를 옮겼고, 1419년 제4대 왕인 세종이 즉위하고 나서야 경복궁은 본격적으로 왕이 거주하면서 나랏일을 집행한 조선의 법궁으로써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592년 임진왜란 때 경복궁의 대부분이 다 불에 타서 소실되었고 무려 273년이 지난 1868년 고종 때가 돼서야 복원을 완료하였다고 합니다.

왕실의 주요 행사가 치러지는 근정전으로 통하는 첫 번째 궐문인 흥례문을 지나, 백성들의 세상과 임금의 세상을 구분하는 역할을 했다는 금천교(경복궁에서는 영제교라고 한답니다)를 걸어갑니다. 금천교를 지나 근정전 앞. 조정에서 당시 고위공직자들이 업무보고 등의 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근정전 천장 중앙에 그려진 왕의 상징인 일곱 마리의 용(칠조룡) 연산군이 전국에서 불러들인 흥청이들과 연회를 열었던 경회루. 예쁘고 노래를 잘 부르고 춤도 잘 추는 아가씨들을 뽑아서 흥청(興淸)이라 불렀는데, 연산군이 맨날 흥청이들과 연회만 하다 망해서 나중에 여기서 “흥청망청”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인해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이라 알려진 곳부터(아직도 정확히 어디서 시해되었는지 이야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자경전 십장생 굴뚝. 현·근대사의 대통령 관저였던 청와대처럼 궁마다, 장소마다 제각각의 기능을 가진 곳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천천히 걸으니 땀은 안 나서 괜찮았는데 이날 15,000보 정도 걸었습니다.

06. 늦은 점심

평소에는 식사 시간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하게끔 허용하지 않는데, 이날은 자유롭게 두었습니다.
경복궁을 방문하기 전날 과천과학관에서 열심히 강연을 들었고, 바로 다음 날은 경복궁 역사 탐방으로 2시간 동안 많이 걸었는데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즐겁게 잘 따라준 아이들이 기특하고 고마워서 이날은 평소와 달리 눈 감아 줬습니다.

박물관이나 고궁을 가서 오래된 무언가를 봐도 이제는 그냥 눈으로만 스캔하면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설명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부터는 전문 해설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조선시대까지는 중앙박물관에서 둘러보았고, 이번에 경복궁의 어도(임금님이 걸으셨던 길)를 걸으며 조선시대를 눈으로 보고 느끼는 유익하고 가치 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것저것 많은 것을 보고 하나둘씩 알아가는 여름의 끝자락 주말 오후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