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이 추천합니다

[추천도서] 90년생이 온다

 

[추천도서] 90년생이 온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세대를 아우르는 말들이 있습니다.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민주화에 앞장섰던 ‘386 세대’, 그 전으로 4·19 세대.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X세대나 88만원 세대등, 주로 그 시대상을 보여주거나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에 그런 명칭이 붙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 제목도 어쩌면 그런 의미를 띠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의 사회 초년생인 90년생은 기존의 사회 초년생과는 무언가 다른가 봅니다. 이제는 기성세대가 되어가고 있는 저도 이들을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사처 서원섭 차장님이 ‘90년생이 온다’를 소개해드립니다.

얼마 전 이사를 해서 오래된 책장을 팔고 싶었습니다. 
			인터넷 중고거래 장터인 중*나라에 접속하려는데 오래된 비밀번호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데 제 아내가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같은 아파트 사람과 이미 거래를 마쳤고, 중고거래 글을 정성스럽게 다 썼을 무렵에는 구매자가 집으로 찾아와 가구를 가져갑니다.

신기하긴 했지만, 새로운 방식을 딱히 배우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이미 중고거래를 하는 확실하면서도 익숙한 방법을 알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플랫폼을 배우는 것이 귀찮기 때문입니다. 분명 인터넷 번영의 초기 세대를 경험했던, 시대의 변혁을 주도하던 X세대였는데 저도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세대를 마주하는 노력이 경험에서 오는 익숙함을 뛰어넘지 못하나 봅니다.

꽃피는 봄이 왔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여전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독서본능도 깨워 볼 겸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어 보았는데요. 제게는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세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 경험을 9호선 사우들께 소개할까 합니다.

사람의 행동양식이 사회적 배경과 개인적 경험의 결합물임에도 불구하고 세대의 특징이 인문학, 행정학, 디자인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도 논의되고 베스트셀러 도서로도 소개되고 있는 것은 같은 세대가 유사한 환경 속에서 비슷한 경험을 통해 어느정도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명문대를 나왔지만 꼰대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9급 공무원의 길을 가는 한 92년생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음 3가지 주제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사회적 이슈와 이해하기 쉬운 여러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으로 쓰인 책이어서 그런지 가볍게 읽히는 부분이 매력적입니다.

1부-90년생의 출현 (90년생의 특징)
			2부-90년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90년생의 조직 내 행동 양식)
			3부-90년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90년생의 소비 형태)
			90년생의 특징을 다음의 3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절예 1. 간단하거나 - 줄임말, 이모티콘과 짤방 등

TV 예능보다 엑기스만 모아놓은 동영상 시청을 즐겨하고, 읽기 귀찮은 장편 소설보다는 초단편 소설을, 긴 글은 세줄로 요약하여 주기를 원합니다. 그러한 행동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90년생을 설명하는 특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거기다 더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만일 “커엽다”나 “스압”이 뭔지 모른다면 여러분은 현재 노력이 필요한 상태입니다(웃음)

2. 재미있거나-병맛,드립

수년전만 해도 병맛이란 개연성이 너무나 떨어져서 어이가 없거나 수준이 낮아 피식 웃게 만드는 어떤 것을 설명할 때 사용했던 표현으로 기억합니다. 놀랍게도 이 병맛이 지금은 90년생을 포함한 다양한 세대가 즐기는 컨텐츠의 핵심가치가 되어가고 있고 수많은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바로 이 병맛을 더 맛깔스럽게 표현하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3. 정직하거나-공무원 시험

대기업 채용비리나 불공정한 학생부종합전형 등에 분노하며 공정한 채용제도로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90년생의 모습을 보며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젊은 세대의 특징이 무엇이든 기성세대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기성세대의 노력이 절실하다.

“젊은 세대의 특징이 무엇이든 기성세대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기성세대의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 노력의 형태가 무엇이든지 함께 살아갈 다른 세대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반대로, 만일 내가 90년생이라서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성세대가 과연 왜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고 서로를 공감하는 데 있어 노력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권의 독서로 세대통합 같은 거창한 변화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쉽게 포기하는 자기중심적’인 신세대와 ‘자기반성 없는 권위주의적’인 기성세대가 아닌 서로를 온전히 공감하는 존중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