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이 지난 지금도 마치 어제와 같은 느낌.
제게는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결혼과 신혼여행입니다.
저희가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조금 특별한 곳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했습니다.
그 곳은 바로 아프리카 케냐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꼭 한번은 가보겠다던 세렝게티 초원을 출발 전부터 저희는 이미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대한항공에서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로 가는 직항편도 생겨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의지가 충만하니까 일이 술술 풀리네요^^
저희에게 친숙한 세렝게티 초원은 상상보다 너무 넒은 국립공원이였고 두 개의 국가에 걸쳐 있는 초원이더라고요. 탄자니아에서는 세렝게티라 불리고 케냐에서는 마사이마라로 불린답니다.
저희는 11박 12일의 일정으로 사파리투어 5일과 케냐의 동쪽 해안에 위치한 몸바사(옛수도)에서 3일간의 휴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15시간에 걸친 나이로비로의 비행이 조금 지루하긴 하였지만 대자연의 신비를 맛보기 위한 가벼운 불편함이라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참고로 저희가 사파리 투어를 했던 국립공원은 암보셀리, 나이바샤호수와 크레센트섬, 나쿠루, 마사이마라 이렇게 4곳입니다.
사파리투어는 전용차량을 탑승하여 유명한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면서 야생동물들을 관찰하는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이 때 ‘Big5’라고 불리는 다섯 가지 동물을 꼭 봐야하는데 이들은 바로 사자, 표범, 코끼리, 꼬뿔소, 버팔로입니다. 아쉽게도 저희는 부끄러움을 너무 많이 타는 표범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다음에 또 오기도 쉽지 않은데ㅠㅠ
그럼 지금부터 각 국립공원에서 본 야생동물을 구경해 보실까요? 각각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사진을 보며 사파리 여행의 느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국립공원마다 고유의 특색을 가지고 있고 그 국립공원에 있는 동물들은 동물원에서 본 그것들과는 무엇인가 달라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레센트섬 워킹사파리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섬을 걸어다니면서 야생동물을 관찰 할 수 있는 곳인데 마치 쥬라기공원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습니다. (물론 아주 많은 초식동물의 X을 밟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사파리투어를 마치고 저희는 아프리카 동부해안(인도양)에 있는 케냐의 옛 수도인 몸바사로 향했습니다. 철도기관 종사자니까 당연히 열차를 이용해야겠지요?^^ 근데 자그마치 14시간동안 타야 한다네요ㅠㅠ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본 열차는 협궤열차로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보니 평균속도는 시속 50km도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1등실을 이용해서 2인 1실에 저녁과 아침까지 제공받는 호사(?)를 누렸답니다. 딱 한번만 경험하면 좋을 것 같은 열차여행이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비행기를 이용하였는데 한 시간도 안걸리더군요. 가격도 거의 비슷하더이다ㅋㅋ 아내에게 굉장히 미안하네요.
사파리투어와 딱 한번 경험하면 좋을 것 같은 열차여행으로 너무나 지친 몸을 위로하기 위해 이제는 인도양의 바다 내음을 맡으며 휴양을 할 차례입니다.
저희가 이용한 리조트는 너무나 호사스러운 곳은 아니었지만 모든 것이 포함되어(식사, 음료, 간식 그리고 술까지...) 게으름을 피우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게으름만 피우기에는 좀 아쉬울 것 같아 몸바사의 올드타운이라는 곳을 관광하기로 합니다. 흑인이 대부분인 지역에 황인종 두 사람이 나타나자 주변의 시선도 시선이었지만 우리 스스로도 이방인이라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게 되네요.
올드타운은 지명그대로 아주 오래된 시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가 터벅터벅 다니기엔 힘들어 보였습니다. 다행히 친절하신 택시기사님이 자기 친구라며 가이드를 동행시켜 주었고 저희는 그의 안내로 땡볕을 몇 시간 동안이나 걸어다니며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투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비큐,이승휘님
사파리투어와 휴양을 격하게 마친 저희의 신혼여행은 대다수의 한국 관광객들이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묶는다는 사파리파크 호텔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이곳에서는 탄력적인 현지인들의 공연을 보며 사파리투어 중 저희가 보았던 동물들의 바비큐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음... 맛은...
물론 개인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으니 모두들 도전해 보시길~! 특히, 악어고기는 비싸서인지는 몰라도 아주 조금 밖에 먹어보질 못했네요~
특별한 휴가를 계획하신다면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신비의 땅, 아프리카!
단, 휴가가 길어야 해요~
※ 「케냐의 유혹」의 저자이자 현지에서 헤매고 있던 저희에게 단비가 되어주신 이승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