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팀의 화합도모를 위해 서울 시내에서 자리를 가졌던 저희 인사본부는 오랜만에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떠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때는 8월 24일, 목적지는 바로 평.창.


강원도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고 연수팀 전준표 과장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사상 유례 없는 폭염으로 도심속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저희는 우선 동강으로 향했습니다. 짜릿한 스릴과 시원한 강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래프팅은 더위를 씻어내기 가장 좋은 여름 레포츠로 잘 알려져 있죠^^

 

며칠 동안 내린 폭우로 흙탕물을 머금은 상태로 동강이 많이 불어나 있었습니다. 유리알처럼 맑은 강물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다만 도도하고 웅장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가히 저희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기에는 충분했죠. 그런데 잠시 여직원들은 폭우로 인해 불어난 동강을 보고 기겁을 한 듯 보였습니다. 모두가 목숨을 담보로 동강에 뛰어드는 무모한 짓은 못하겠다는 결의에 찬 모습이었죠(??). 할 수 없이 남자 직원들만이 고무보트와 노 하나씩을 들고 폭우로 불어난 동강 물에 초개(草芥)와 같이 몸을 던졌습니다. 아무튼 그때는 조교의 주의사항과 불어난 폭우로 인해 그런 비장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불어난 강물이 급경사의 큰 바위들을 모두 삼켜버려 물살은 밋밋한 편이었습니다. 저희는 거대한 강물 위를 강태공이 세월을 낚듯 유유히 떠내려 갔습니다. 동강의 압권은 강 주변의 험하고 가파른 산세와 병풍처럼 펼쳐진 그림같은 풍경들이었죠. 물위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노 젓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였으니까요. 물살이 강해서 노를 젓기 바빴다면 놓칠 뻔한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일상업무에 지친 저희들에게는 거친 물살을 헤쳐나가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상념에 잠깁니다.


‘지금 흘러가는 저 물들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겠지. 우리 인생도 이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오지 않겠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조직이 내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지금 살을 부대끼며 보트 하나에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는 옆의 동료는 어떤 사람들인가!’


너무 철학적으로 접근했을까요^^ 상념에 빠져 노를 젓는 일에 열중하지 못해 불안했지만 다행히 저희의 래프팅은 어떠한 희생(?)도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녁입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난 뒤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하면서 친목을 다집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네요. 저희는 윷놀이를 하는 동안 편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윷놀이 한판에 거금이 걸렸기 때문이죠^^ 약간의 긴장감을 머금고 윷놀이에 몰입하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잠자리에 듭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강원도의 밤은 무르익어 갑니다.

다음날 저희는 서울로 출발하기 전에 이효석 작가의 생가가 있는 봉평에 잠깐 들렀습니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메밀꽃이 마치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 표현했던 봉평 이효석의 생가에서 점심을 먹고 산허리에 가득 찬 메밀꽃 물결이 펼쳐진 비경을 감상한 뒤 아쉽지만 독자여러분들께 아름다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