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뉴스
SNU 건강칼럼 기고
무지외반증 수술. 아프지 않습니다. SNU서울병원 서상교 대표원장
무지외반증은 수술하면 아프잖아요?
제가 아는 분이 그거 수술 받고, 엄청 아프고 몇 달을 못 걸었다던데요?
또 수술하고 통증이 더 심해지고 모양도 이상해 졌다던데 그거 수술 받아도 되나요?
무지외반증 수술의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다고 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따라서, 수술하는 의사에 따라 수술방법이나 고정방법도 다양하고, 또한 환자분의 무지외반증 양상에 따라서도 수술 방법이 다양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수술하는 의사도 100가지 넘는 수술을 다양하게 시행하기 보다는 자신이 많이 경험하고 결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수술들을 선택해서 하게 됩니다. 이만기 선수가 수십 가지 씨름기술을 구사하면서도 주로 들배지기를 주특기로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요.
많은 무지외반증 수술 중에 SNU서울병원 족부센터에서는 제1중족골의 원위 갈매기형 절골술을 시행합니다.
벌어져 있는 1, 2번 중족골을 나란히 하기 위해 제 1중족골에 V자형 절골을 가하고, 원위부를 5-6mm 외측으로 옮긴 후 나사나 핀으로 고정을 하는 것입니다. 원위 갈매기형 절골술의 장점은 절골면의 위치를 조절하기가 용이하여 무지외반증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추가로 제1족지에도 쐐기형 절골을 가하여 엄지발가락의 추가적인 교정을 하여 1자로 나란한 발가락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수술후의 통증은 절골의 범위와 수술 술기와도 관련이 되는데, 최근의 수술들은 위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절골술을 시행하고, 수술 후 무통주사라 흔히 일컫는 자가통증조절기 및 수술부위의 추가적인 통증 조절 주사 등을 시행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술 후 통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또한, 수술 후 통기브스(단하지석고고정)를 시행하지 않고, 바닥이 딱딱한 보조신발을 착용하기 때문에 목발을 쓰거나 휠체어를 타지 않고 수술 후 3-4일부터 보조신발을 착용한 채로 보행이 가능합니다. 이 보조신발은 교정한 뼈가 유합이 되는 약 4주간 착용하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과한 운동은 어렵지만, 일상생활이나 기본 활동은 타인의 도움 없이도 가능합니다.
수술 후 가장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은 무지외반증의 재발입니다. 즉 원래의 발가락 변형이 다시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환자에 대한 다양한 수술 경험이 필요합니다. 약간의 교정 부족이나 연부조직의 불균형으로도 무지외반증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시 이에 대한 정확한 교정과 연부조직의 박리를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동반되는 다른 발가락의 변형이나 통증에 대해서도 필요시 추가적인 교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의 변형이 수술 이후 새로운 변형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처를 하는 것입니다.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매우 많은 분들에게서 발생하며 15도 이상이 휘는 경도의 무지외반증에서 30도 이상 휘는 중증의 무지외반증 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변형각도가 크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주로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하이힐 등의 신발을 신는 습관이 절반의 원인이 되고, 유전적인 성향이 나머지 절반의 원인이 됩니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는 경우 신발을 신을 때 통증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많은 보행 활동을 하는 분들께 치명적입니다.
특히 지하철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경우 보행이나 활동을 많이 하게 되고, 근무와 관련하여 안전화를 착용하는 경우 이로 인한 통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발가락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실리콘 보조기로 통증을 조절할 수도 있지만, 무지 외반증으로 인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교대 근무로 근무가 새벽이나 늦게 끝나거나 시작하는 경우 근무 전후로 발가락 스트레칭을 하고, 근무시 가능하다면 푹신한 신발이나 깔창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기 꺼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절골술로 통증 조절 및 변형의 교정이 가능하며, 수술 후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칭이나 보조기 등의 비수술적 치료부터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한 옵션을 고려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