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이 추천합니다

추천도서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추천도서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번호 웹진에 소개해 드릴 도서는 섬세한 문체와 필력으로 데뷔작을 베스트셀러에 올린 일본 신인 작가 스미노 요루의 데뷔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입니다. 소설 투고 웹사이트에서부터 파격적인 제목과 더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책을 승무처 장인서 과장님이 추천해드립니다.

'너는 왜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

파격적인 타이틀이 돋보이는 이 책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 '사쿠라'와 함께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맹장수술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던 그는 대기실 의자에서 동급생 '사쿠라'의 비밀일기 《공병문고》를 발견했습니다. 《공병문고》에는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다는 비밀이 적혀 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과의 ‘일상’이 깨질까봐 '사쿠라'는 이 사실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밝히지 못했습니다.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쿠라'가 그런 잔혹한 비밀을 갖고 있었다니...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어 교실에서 자진해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남학생 ‘나’는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면서 "사쿠라'와 잠정적인 친구 계약을 맺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심 데이트에 1박 2일 여행까지 같이 하게 됩니다.

자의적인 은둔형 외톨이 남학생과 초긍정 인기 만점 여학생 '야마우치 사쿠라’의 친구 계약...우연히 ‘불치병으로 시한부 일년’이라는 비밀을 공유하는 바람에 ‘네가 죽기 전까지’ 임시 친구 계약을 맺은 사이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점점 나에게는 없는 너의 뭔가가 내게로 옮겨온다. 게다가 묘한 감정까지 쌓여가는 것 같다. 아, 절대로 이럴 리가 없는데…

최근에 뮤지컬《마틸다》를 본 영향도 있고 날씨도 쌀쌀하기도 해서 '책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읽게 된 책이 바로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에는 '호러물'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 기발한 제목에 매료된 것도 사실인지라 작가 '스미노 요루'의 의도대로 되었다는 생각에 약간 분했습니다^^ 그리고 자의적인 은둔형 외톨이 남학생과 '저' 자신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가'라는 자기완결을 해버렸습니다ㅋㅋ

또 주인공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 제가 스스로를 바라봤을 때의 방식과도 많이 닮아있는 듯합니다.

3인칭 주인공 시점과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을 오가며 내 삶을 바라보는 '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나... 다르게 표현하자면 저는 현재를 즐기면서 살아가지 못하고 뒤늦은 후회를 하며 자기반성으로 삶을 바라보는 스타일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감정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됩니다. 남자 주인공 '하루키'는 자기애가 강한 스타일로 타인에게 상처받기 싫어하며 상처 주기도 싫어합니다. 지극히 혼자 책을 읽고 생각하며 자기완결로 삶을 살아갑니다. 이것은 타인과의 소통과 공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혼밥족, 즉 나홀로 삶,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재 우리의 삶을 투영한 듯 보였고 '사쿠라'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도 존중하면서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표현한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공감과 공생은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점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혼자만의 삶도 소중하지만 타인과 어울리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우리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온전한 축복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주인공 '사쿠라'의 행동양식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묘한 매력을 뿜는 아이입니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마주하고 있지만 생명력 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정말 생명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하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경험해보고 느껴봐야 한다는 것! 둘! 현재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셋!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오늘 하고싶은 것을 절대 내일로 미루지 말것!

죽음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불현듯 찾아온답니다. 갑자기...

‘Today is a gift, That’s why they call it the Present’ (오늘은 선물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을 현재(선물)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 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된거야“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고 섬세한 문체를 바탕으로 표현하며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만드는 이 책을 강추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