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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 더 걸 비포

 

추천도서 - 더 걸 비포

이번호 웹진에 소개해 드릴 도서는 2017년 출간과 동시에 영국과 미국의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작가 JP덜레이니의 『더 걸 비포(The Girl Before)』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인 스릴러 소설『더 걸 비포』.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 책을 품질성과관리본부 이나윤 과장님이 소개해 드립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진짜 재미있어요. 정말 재미있어요!

워낙에 스릴러나 공포, 살인 이런 소설류를 좋아하는데 우연하게 도서 광고하는 내용을 네이버 책소개 코너에서 접해봤습니다. 웹툰 형식으로 몇 컷 정도 흥미가 돋게 광고를 해 놓았는데 이런 작품이 으레 그렇듯이 초반에 시선을 끌다가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해서 서점을 지나다가 번뜩 생각나 얼른 책을 집었는데…… 이거 웬걸 너무 재미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첫 페이지를 펼쳤는데 잠들기 전에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한번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완벽한 주택, 영국 런던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한 주택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자동화 시스템이 갖추어진, 최고급 가구와 생활잡기가 구비되어 있고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미니멀리즘의 최대치로 삶의 균형을 자동으로 맞추려 한 주택, 그것이 바로 런던의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주택입니다.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주택을 건축한 건축가 에드워드는 모든 것에 완벽을 기하는 사람으로 그가 설계한 집은 물론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까지도 완벽을 구하는 사람입니다.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은 거주자의 기분, 상황, 움직임까지 판단하여 조명, 수도, 부엌까지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제어하는 완전 무결한 집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사람과 시스템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사람의 삶에 어떻게 시스템을 결부시킬 수 있는지 실험적이고 건축가의 사상을 실험하고 인간의 삶을 현재가 아닌 다음 단계로 진보시키려 하는 건축가의 시스템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에드워드는 주택 뿐만 아니라 이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에게도 완벽을 요하는데, 우선 입주하기 전에 200가지가 넘는 설문에 답을 해야 하고 건축가와 인터뷰도 해야 합니다. 그 어떤 소지품도 가지고 올 수 없으며, 모든 것은 주택이 제공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이 어마무시한 주택을 배경으로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은 크게 4명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 거주인 제인, 그 전에 거주했던 커플 에마와 사이먼, 그리고 건축가 에드워드. 이 4명이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주택을 중심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가 이 소설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제인이 사산 후 새로운 인생을 꾸리기 위해서 새로운 집을 찾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제인은 그 전에 살던 에마가 이 주택에서 사망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제인은 제인 나름대로 에드워드와 엮이고 그러면서 에마와 에드워드의 관계도 알게 되고 ‘에마를 죽인 범인은 누군인가’로 소설은 흘러가게 되죠. 완벽한 집에서 완벽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완벽한 에드워드와 관계를 맺고 제인에게 마저 죽음이 한걸음 가까워져 오게 됩니다. 유기적 기계처럼 작동하는 첨단 시스템을 갖춘 저택에서 그 어느 것도 수용하지 않는 완벽한 남자 에드워드를 의심하게 되고 제인은 집과 에마와 그리고 에드워드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탐색하게 되면서 살인사건의 진실에 한걸음 다가가게 됩니다.

이 소설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현재” 제인과 “과거” 에마의 시점이 계속 교차되면서 보여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차됨으로써 소설의 매력은 더욱 치솟고 스릴러 소설이 가져야 할 미스테리한 부분을 소설 끝까지 이끌고 가게 되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작가의 필력도 중요하지만 깔아 놓은 복선을 회수하는 방법까지 철두철미하게 진행됩니다. 추리소설에서 복선 회수가 플롯 진행의 실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이 작가는 화자의 시점을 계속 에마와 제인으로 번갈아 가며 옮기기 때문에 이야기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집의 실제 거주자였던 에마와 제인의 과거 트라우마를 각각 잘 풀어내었고 특히, 제인의 사산에 관한 문제나 장애아 출산에 관한 문제는 단순히 극복하거나 잊을 수 없는 사안이지만 이겨낼 수 있는 문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가볍지 않고 적절하게 심리에 대한 고찰을 유기적인 시스템인 집과 연관지어 풀어낸 작가의 능력에 감사를 보냅니다.

소설을 잡고 읽으면서 끝까지 누가 살인마인지 종잡을 수 없고 특히,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누가 무엇이 진실인지는 끝까지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결말이 와장창 엄청나게 몇 페이지에 해결되어 허무함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제인의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지고 원 폴게이트 스트리스트 하우스의 계속적인 존재가 느껴짐으로 소설의 결말은 열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허망하게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런던의 지역에 대해서 더 잘 알고 런던의 분위기를 더 잘 알았다면 소설을 마치 내 눈 앞에 있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간만에 빠르게 읽히는 소설을 만나니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다들 스릴러의 재미에 푹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영어를 배우시는 분이 있다면 영문 원본으로 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그렇게 어려운 문체와 단어로 집필된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조만간 영화화된다고 하니 영화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