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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추천도서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번호 웹진에 소개해 드릴 도서는 교보문고 8월 베스트셀러 내내 1위를 달리고 있는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입니다. 2018년 6월에 발간된 이 책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인한 실제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의 대화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가슴 속에 불안감과 우울함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현실적인 문체로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이 책을 안전환경실 연승환 과장님이 소개해 드립니다.

지난 주말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가 너무나도 무더운 날씨에 눈앞에 보이는 서점으로 일단 대피하였습니다. 평소 서점을 잘 찾지 않는 저는 잠시 더위나 식히다 나가자고 생각하며 베스트셀러 코너를 기웃거리다 눈에 띄는 제목의 이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밝은 느낌의 표지에 다소 파격적이지만 묘하게 공감이 되는 제목의 이 책은 작가인 백세희氏가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인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10년 넘게 겪으면서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한 내용을 엮는 책입니다.

참을 수 없이 울적한 순간에도 친구들의 농담에 웃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허전함을 느끼고, 그러다가도 배가 고파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나 자신이 우스웠다.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렸다. 이러한 감정들이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더 괴로웠다. 그렇게라도 진짜 나를 표출해야죠. 좀 더 주도적으로 사람들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세요. 지금은 관계가 좁고 삼각형 같아서 마음을 많이 찌르겠지만, 팔각형보다 십육각형이 원에 더 가깝잖아요? 다양하고 깊은 관계가 많아질수록 원처럼 동그랗고 무뎌져서 마음을 덜 찌를 거예요. 괜찮아질 거예요.

매주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 의사선생님은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해주고 작가의 잘못된 생각들을 꼼꼼하게 짚어줍니다. 그 과정에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그러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을 알려줍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기분을 경험해 봤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들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깊은 우울함으로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아서인지 책 내용 중 크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한 이 책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이 제시된 것도 아닐뿐더러 극적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며 이야기를 마치는 책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이 책에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에게도 언제라도 우울함이 찾아올 수 있고, 그 때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혹시 요즘 우울함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